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황건적 토벌, 원소와 조조의 관도대전, 조자룡과 장비가 활약한 장판파전투, 유비 손권의 연합군과 조조의 적벽대전, 형주를 둘러싼 동오와 서촉의 싸움은 소설 속의 한 장면이기 전에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소설 '삼국지'에서 조조와 유비가 천하의 영웅에 대해 토론했다는 허창지역의 '청매정'(靑梅亭), 5만의 군사를 거느린 제갈량이 황공으로 40만 조조군을 대파했다는 '적벽대전'의 현장도 실재한다. 당시 활활 타오르던 불이 장강 남쪽 강변의 절벽을 붉게 비추었다 해서 이 절벽을 '적벽'(赤壁)이라 부르고 그 산을 적벽산이라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설 속의 영웅과 그 무대가 실제로 존재할까라는 독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여행은 중국에 뿌리내린 '삼국지'문화를 확인하는 것으로 여정을 마무리짓는다. 여행 도중에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소설적 허구를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여행기에 몰두하다 보면 슬그머니 '삼국지'가 다시 읽고 싶어진다.
김현미<동아일보 주간동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