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위 기전(상금 3300만엔·한화 약 3억6000만원)인 기세이전 도전 7번기가 12, 13일 대만에서 열리는 1국을 시작으로 개막된다. 이번 기세이전은 ‘포스트 조치훈’ 시대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또 일본 바둑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계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 9단의 말처럼 이번 도전기에서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가 매우 어렵다. 두 기사의 기세가 모두 대단하기 때문.
조 9단은 지난해 여름 혼인보(本因坊)를 상실하긴 했지만 직후 열린 속기전인 아함동산배를 쟁취한 뒤 같은 기전 중·일 우승자 대결에서 중국의 1인자 저우허양(周鶴洋) 8단을 꺾었다. 또 최근 메이진(名人)전 리그에도 진입했고 혼인보전 본선에서도 2승 1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왕 9단도 지난해 기세이전을 따내면서 절정기를 누리고 있다. 제2회 춘란배에서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LG배 세계기왕전에서도 4강에 올라 있다. 또 최근 오우자(王座)전에서 조치훈 9단을 3대1로 꺾으며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어느 때보다 기복없고 충실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것.
두 기사의 역대 전적도 4승 4패로 호각세. 두 기사의 각오 또한 대단하다.
“어렵게 오른 정상을 꼭 지키겠다.” (왕 9단)
“모처럼 잡은 찬스인 만큼 후회없는 도전기가 되도록 온 힘을 쏟아 붓겠다.” (조선진)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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