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조훈현 상금랭킹 1위, 작년 총 3억9천만원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58분


“괜히 힘만 들이면 뭣 하나, 실속을 챙겨야지….”

조훈현 9단은 지난해 기사 생활 40여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총 29승 25패로 승률 54.7%. 조 9단의 승률이 6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기원이 최근 발표한 2000년 상금 랭킹을 보면 조 9단이 1위에 올라 있다.

조 9단은 8월 일본 후지쓰배 우승(2억원), TV아시아 속기선수권전 우승(2750만원), LG배 세계기왕전 4강(2500만원) 등 모두 3억9000여만원을 벌여들였다. 속된 말로 국제 기전 중 알짜만 챙긴 것.

2위는 유창혁 9단. 유 9단도 지난해 내내 부진했으나 연말 삼성화재배에서 우승(2억원)하며 3억5700여만원을 벌어 2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이창호 9단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95년 3억2000여만원으로 랭킹 1위에 올라선 뒤 한 번도 상금랭킹 수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거의 초반에 탈락한데다 국내 기전도 3개 밖에 지키지 못해 2억800여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9단은 올해 상금왕을 이미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승 상금이 40만 달러(한화 약 4억4000만원)인 잉창치(應昌期)배 결승에서 2연승해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고, LG배 세계기왕전에서도 4강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이 9단이 두 대회 모두 우승한다면 상금 10억원 돌파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금랭킹 4·5위는 국수전을 따낸 루이나이웨이 9단이 1억1200여만원, 배달왕기전과 박카스배 천원전을 따낸 이세돌 3단이 1억100여만원을 각각 차지해 상금 1억원 이상 기사가 사상 처음으로 5명이나 탄생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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