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는 ‘약탈 문화재 반환을 위한 국제법 제정이 필요한가’ ‘의사들이 실수하면 처벌을 받는 반면 판사들이 실수하면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문제를 내고 수험생들이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과정과 논리성 등을 살폈다.
자연대는 ‘지구에 구리보다 철이 많은 이유’ ‘원자량과 원자번호 중 어느 것이 세상에 빨리 알려졌나’ ‘행성에 구덩이가 생기는 이유’ ‘식혜가 단 이유’ 등을 물었다.
전공지식이 아닌 기초소양을 평가하는 문제로는 ‘남북통일의 장점과 단점을 말하라’ ‘주가가 폭락하면 정부가 보상해야 하나’ 등이 있었다. ‘서울대 폐교론’ ‘인터넷의 안티사이트’ ‘왕따’ 등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강정길군(18·제주일고 3년)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약간 응용하면 풀 수 있었지만 교수들이 보충 질문을 많이 해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포항공대가 수시모집과 고교장 추천전형에서 실시한 면접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공대는 ‘거울은 물체를 반사하는데 통나무는 왜 반사하지 않는가’ ‘두부를 사각형으로 가로 세로로 여러 번 자르고 젓가락을 대각선으로 찔렀을 때 몇 조각이 꿰이는지 알 수 있는 식을 구하라’는 등의 문제를 내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등 각 대학은 2002학년도부터 지금까지보다 훨씬 심화된 ‘심층면접’을 계획하고 있어 면접은 앞으로 입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등에서 수학 물리문제 등을 직접 풀게 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지필고사라는 논란이 있지만 교육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이같은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시관계자들은 “대학들이 면접에서 수학 과학 등 전공과 관련된 교과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창의력과 잠재력이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전공과 관련된 교과를 철저히 공부해야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