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읽었다]'결혼은 미친 짓이다' 외

  • 입력 2001년 1월 12일 19시 02분


◇결혼은 미친 짓이다(민음사)

소설 주인공들은 모두 결혼의 환상 바깥에서 결혼을 조롱한다. 작가는 “결혼은 경제적 손익계산표를 바탕으로 한 거래이면서도, 마치 순수하게 사랑하는 척하는 위선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연되고 있다”고 말한다. 소설엔 그런 작가의 동기가 잘 그려졌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나면 속이 뻥 뚫린 ‘공갈빵’을 먹은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왜 결혼이 그렇게 미친 짓이 되어야만 하는지 납득하기 쉽지 않다. 셰익스피어가 말했다. “결혼은 문 밖에서 문 안을 기웃거리는 것인데, 사실 문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과연 문 안에는 아무것도 없을까?유 진(서울시 중랑구 면목1동)

◇각계 명사들이 말하는 나의 아버지(문학사상사)

지난해 9월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자꾸 눈시울이 붉어져 한 번에 3편 이상 읽을 수 없었다. 여러해 지병을 앓으셨지만 돌아가시기 며칠 전까지도 나는 아버지에게서 죽음의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 입원 중에도 종종 병원 뒷동산으로 산책을 다니셨고, 틈틈이 당신이 위중해지시고서야 뒤늦게 철이 든 둘째 아들과의 담소를 즐기셨다. 책을 보면서 그간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배우게 된 당신의 삶의 교훈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소소한 집안 일에서부터 사업 철학, 정치 경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나의 아버지!김택중(34·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냉정과 열정 사이(소담출판사)

하나의 스토리를 남녀 두 작가가 나누어 쓴 이 두 권의 소설을 작가의 의도대로 읽었다. 블루의 1장을 읽은 뒤 로소의 1장을 읽고 다시 블루의 2장으로…. 번거로움을 감수한 만큼 감동을 주는 책이다. 오래 전 헤어졌지만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살아가는 남녀의 안타까운 그리움, 우울한 일상 밑에 고여있는 슬픔이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문체의 차이가 남녀 주인공의 성격 차이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도 이 책만의 특징인 것같다.권미진(33·경기 성남시 분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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