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룡 가방'이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의 핵심인 '외압'여부를 밝혀줄 새로운 단서로 떠올랐다.
그러나 12일 열린 청문회장에서 '박혜룡 가방'은 열리지 않았다. 신창섭 한빛은행 전 관악지점장은 "박씨가 매달 1000만원씩 박지원 전 장관에게 줄 돈 이라며 은행에서 가져갔다"고 증언했지만, 박씨는 "어머니등 친척들에게 빌린 돈을 갚는데 썼다"고 증언했다.
또 박씨의 운전기사인 김민수씨는 "박씨가 가방을 들고 박전장관을 찾아간 사실이 있다"며 "그러나 가방안에 뭐가 들어있었는지, 다시 들고 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박혜룡씨는 이날 의원들의 질문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박씨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은죄 크지만 연예기자와 인터뷰하는 것 같다"고 하거나 바닥을 내려다 보며 계속 웃었다.
민주당 설훈의원이 "박지원 전 장관을 왜 삼촌으로 불렀느냐"고 질문하자 "진도에서는 다 삼촌이다. 삼촌이 200명은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권력실세들의 개입여부를 둘러싼 여야공방과 박혜룡씨의 무성의한 증언태도로 하루종일 시끌벅적 했다. 그러나 사건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용석/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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