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정민태 "포크볼 다듬어 열도 정복"

  • 입력 2001년 1월 14일 18시 38분


‘포크볼’은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이 승부구로 많이 사용하는 구질이다.

집게와 가운뎃손가락을 잔뜩 벌려 공을 잡고 던지면 볼의 회전이 적어 타자 앞에서 휘거나 떨어지는 등 변화가 심하다.

95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와 일본 최다세이브기록(229세이브)을 세운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오른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 매리너스)도 이 포크볼이 주무기.

14일 일본으로 출국한 정민태(32·요미우리 자이언츠)는 ‘포크볼 연마’를 일본무대 적응의 ‘지상과제’로 꼽았다. 그는 “일본 투수들이 대부분 던지고 있는 포크볼을 완전히 습득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정민태는 국내의 대표적인 ‘슬라이더 투수’. 물론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과 슬로 커브를 섞긴 했지만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

문제는 슬라이더가 가로로 변하는 구질이라는 데 있다. 일본 스트라이크존은 국내와 달리 좌우의 스트라이크존이 좁고 상하의 스트라이크존이 넓어 타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공 개발이 필수. 정민태가 상하변화가 심한 포크볼 연마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민태는 손가락이 짧은 편이라 포크볼을 던지는 게 쉽지가 않다. 국내에서 뛸 때도 포크볼을 변형한 ‘반포크볼’을 던졌다. ‘국보급 투수’ 선동렬도 현역시절 손가락이 짧아 포크볼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었다.

정민태는 출국 전까지 한달간 원당구장에서 현대 유영수 2군감독의 지도 아래 집중적으로 포크볼을 연습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며 “팀훈련에 합류하면 제대로 던질 수 있도록 완전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15일 요미우리 입단식을 갖게 되는 정민태는 이달말까지 이사를 위한 신변정리와 자율훈련을 한 뒤 다음달 1일부터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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