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이연택 조직위원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1월 14일 18시 48분


“이젠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17일로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취임한지 100일째가 되는 이연택 위원장(64)은 “축구협회와 월드컵조직위가 대회 운영상 문제가 없도록 잘 준비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아직 월드컵을 훌륭히 치러낼 수 있는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월드컵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월드컵은 경기장시설을 잘 갖춘뒤 대회운영계획을 잘 만들고 외국 손님을 맞이할 숙박시설을 잘 갖추면 절반은 성공이다. 이 부분은 월드컵조직위와 축구협회가 잘 추진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월드컵은 경기 운영만으로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행사가 아니다. 전국민이 참여해 문화시민의식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뛰는 국가대표만이 선수가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 멋진 문화시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국민들도 또다른 선수들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한 것 아닌가.

“물론 경기력을 높여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성적에 매달리다 보면 다른 점에 소홀하기 쉽다. 월드컵은 축구뿐만이 아닌 문화행사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점에 주안점을 둘 것인가.

“월드컵은 조직위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조직위는 물론 정부와 축구협회, 그리고 국민까지 네바퀴가 조화를 이뤄야 성공적인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 조직위는 효율적 경기운영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정부는 선진국수준으로 정책목표를 상향조정해 행정력을 더욱 집중시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축구협회는 경기력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보여줘야할 선진 문화시민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공동위원장에 취임한지 100일이 돼 가는데….

“과거 집행위원으로 월드컵에 관여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동안 모든 업무를 잘 추진해왔고 나는 미진한 부분을 좀더 추스려 주고 있다.”

―위원장이 2명이기 때문에 겪는 애로사항은 없는지…

“모든 제도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일을 추진하고 있어 더 효율적이다.”

―일본과의 공동개최에 어려움은 없나?

“공조가 잘 되고 있다. 사실 경기장 시설은 우리가 훨씬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국민들이 보여줄 문화시민의식이다. 특히 외국관광객들이 양국을 오가며 비교할텐데 걱정이다. 하지만 86아시아경기와 88올림픽때 우리 국민들이 훌륭하게 해냈기 때문에 또다시 결집된 힘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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