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엔貨약세, 외환시장 먹구름…1달러 1300원 초읽기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27분


원달러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1300원대 진입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엔달러환율이 18개월여만에 119엔대로 상승한데다 일부 역외세력들이 원화공격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이 올들어서만 주식을 2조원 가까이 순매수했고, 외환당국도 급격한 환율상승을 바라지 않고 있지만 환율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환율 1300원대 진입 초읽기=원달러환율은 15일 장중 한때 1289원까지 올랐다. 지난주말 종가는 1281.1원. 98년 11월19일(1287.0원)이후 2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환율은 지난 2일 1276.4원까지 오른 뒤 외국인 주식매수등에 힘입어 125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엔달러환율이 상승세롤 보이면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엔달러환율은 15일 119엔대로 올라섰다. 작년말(114.1엔)에 비해 3.5%나 올라 99년7월 이후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문제는 엔달러환율은 더 오를 전망이 많다는 것.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바이런 위언은 엔달러환율이 130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 외환딜러는 엔달러환율이 120엔을 기록하는 전후에 원달러환율도 1300원을 넘어설 것 이라고 내다봤다.

항목1월2일4810111215
엔달러114.39115.68115.98116.53117.77118.48119.05
원달러1276.41255.01265.81267.91278.11281.11285.8

▽수급은 균형 찾는 모습=외국인이 올들어 2조원(약15억달러)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SK그룹도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 14.5%를 팔아 오는 3월까지 30억달러(3조7941억원)를 조달한다. 10일까지 무역수지가 15억달러에 달했지만 이는 연초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며 월말로 갈수록 균형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을 앞두고 수출기업의 네고자금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를 비롯한 수입업체의 결제자금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는 있지만 환율이 상승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외환딜러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역외세력. 골드만삭스 AIG등 일부 외국기관들이 원화약세를 예상하며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외외환시장(NDF)에서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상승은 엔달러환율 상승과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에 의한 것 이라고 분석했다.

▽외환당국의 실력행사 가 관건=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수입기업이나 달러화부채가 많은 기업엔 부담이 된다. 또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물가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은은 환율상승을 경계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어느정도의 환율상승은 어쩔수 없으나 급격한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아직은 구두개입 에 그치고 있으나 1300원에 임박해서는 외환보유고를 동원한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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