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열풍을 주도하던 닷컴주들이 지난해 거품 제거와 함께 폭락했다가 최근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연초 대비 두배 이상 오른 종목이 수두룩하다. 코스닥시장이 연초 대비 46% 가까이 오른 것도 닷컴주 상승률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닷컴주 ‘인기회복’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광고시장 위축, 수익모델 부재, 과다 경쟁 등 닷컴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 요인들이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닷컴주 상승, 또 다시 거품론인가〓인터넷 관련 종목의 급등세는 다분히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단기 유동성 장세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 대우증권 조점호 연구위원은 “주가를 결정짓는 것은 펀더멘털과 기술적 요인인데 현재 닷컴기업들의 수익성 등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상승은 또 다른 거품론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터넷 기업들의 과다 경쟁 체제를 시장 논리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주가 상승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더 오를지 아니면 조정을 받게 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한 증시 전문가는 “닷컴주의 주가 급등은 투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닷컴주의 낙폭은 평균치를 웃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말에는 대세 상승 가능〓대신경제연구소는 15일자 데일리를 통해 4·4분기까지 인터넷 업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볼 경우 닷컴주의 주가는 3·4분기부터 대세상승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때까지는 과다 경쟁이 해소되고 광고시장도 좋아진다는 가정이 전제된다.
하지만 닷컴주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삼성증권 최지후 수석연구원은 “미래가치는 더 이상 닷컴주의 평가기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대세 상승 국면이라 하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닷컴기업만 시장으로부터 호평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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