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와 '미국금리인하 수혜'를 근거로 10일(매매일 기준)동안 1조 8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이 점차 매수 강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1시현재 650억원을 순매수중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순매수 동기를 설명해 온 '낙폭과대' 가 600포인트대를 앞둔 시점에서 위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FRB의 금리인하 최대수혜주라는 기대감도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은 "국내주식이 과대낙폭에 저평가됐다는 인식으로 외국인들이 선취매했지만 현가격대에서 이같은 논리는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들은 은행주 등은 단기급등으로 적정주가에 도달했다며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은 최근 은행업종의 대해 차익실현을 통해 편입비중을 축소하라고 권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대한 매수강도도 현저히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것도 추가매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삼성전자도 새해들어 24% 급등하면서 적정주가에 도달했다는 분위기다.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처럼 강력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도 있지만 대체로 20만원은 부담스럽다는게 외국계증권사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은효상 미래에셋투신운용 주식운용2팀장도 현지수대에서 1월초같은 공격적인 순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인정한다. 은 팀장은 "580포인트대에 접어들면서 단기급등을 주도했던 헷지펀드들은 이미 매도에 나섰다는게 우리회사의 입장이다"며 "향후 순매수자금은 주로 뮤추얼펀드나 연기금 등 국내증시를 좀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세력들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들이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 외국인들은 순매수를 나타낼 것이라고 은 팀장은 지적했다. 그렇지만 현단계에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게 은 팀장의 우려다.
골드만삭스증권은 당분간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축소 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관점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도 "현지수대에서 엔캐리트레이딩이나 낙폭과대 등을 통한 외국인 순매수는 기대하게 어렵게 됐다"고 주장한다. 김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상승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의 주가상승 기여도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신권의 본격적인 순매수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에서 이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는 순간 '유동성 장세'는 마무리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고 김 선임연구원은 경고한다.
이와 달리 외국인들이 여전히 '저가매수'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박일수 동양증권 차장은 "연초대비 20% 상승했지만 한국증시는 대만이나 홍콩 심지어 멕시코 등보다도 저평가상태다"고 주장한다. 올해 예상EPS를 기준으로 거래소시장의 P/E(주가수익배율)은 7.8배로 예상되지만 멕시코(12배) 대만(15배) 홍콩(19배)로 여전히 저평가상태라고 주장한다.
여전히 외국인들입장에서 한국시장은 가장 투자매력이 큰 신흥시장이라는 얘기다. 박차장은 적정주가를 680포인트대라고 주장한다. 추가 순매수를 기대해도 좋다고 박차장은 강조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