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헬스]느슨해진 연휴 '뱃살 주의보'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48분


샌드위치 데이(22일)까지 합치면 며칠간 푹 쉬면서 가족과 친지들이 푸짐한 음식을 먹게될 설 연휴. 온 가족이 모여 즐기는 명절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시련의 기간’이다. 어렵게 지켜왔던 다이어트가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

명절 연휴는 체중 조절의 적. 미국에서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평소 체중을 잘 줄이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연휴 때 살이 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체중 조절에 신경을 썼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디저트를 마구 먹어 체중이 불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운동과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공격형 다이어트’를 해왔다면 이번 설 연휴 기간에는 체중을 늘리지 않는 ‘방어형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차 안에서〓차 안에서는 움직임이 적어 활동량이 제로에 가깝다. 이 때는 끝말 이어가기 등 게임을 하거나 가족끼리 평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말을 많이 하면 에너지가 소비된다.

휴게소에서 먹을거리를 사거나 음식 판매대를 기웃거리지 말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차에 오른다. 차가 막히는 곳이면 귀신같이 나타나는 상인들이 들고 다니는 호두과자 붕어빵 오징어 등을 아이들이 조르더라도 눈을 질끈 감고 사지 않는다.

▽음식을 준비할 때〓주부에게 명절은 노동의 시간. 일이 힘들어 살이 빠질 것 같지만 대부분 체중이 늘어날 위험에 빠진다. 음식을 만들면서 간도 여러번 보고 시식도 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은 대부분 기름기가 많다. 갈비 전 부침 등이 대표적. 떡국도 육수로 만들고 만두에도 고깃살이 듬뿍 들어간다. 될 수 있으면 고기는 기름기를 떼어내고 쓰고 부침에도 식용유를 적게 쓴다. 남은 음식은 주로 주부들이 먹어 치우는 경향이 있으므로 야박하지만 모인 사람들이 먹을 만큼만 만든다.

▽음식을 먹을 때〓별미라고 허겁지겁 먹는 것은 다이어트를 망치는 지름길. 갈비는 기름을 제거해 먹고 전이나 부침은 쪼개서 여러번 나눠 먹는다. 육류 잡채 등 고칼로리 음식보다는 나물 김치처럼 칼로리는 적지만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는 음식을 골라 먹는다. 아예 적은 그릇에 담아 먹는 것도 좋은 방법. 먹으면서 다른 사람과 얘기를 많이 하고 천천히 먹는다.

▽술을 마실 때〓정종 전통주 등 술과 명절을 떼어 놓을 수 없다. 때가 때인 만큼 술을 안 마실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두잔 이상은 금물. 술은 지방의 소비를 억제한다. 기름진 안주는 열량 섭취량을 높인다. 술 한 잔을 한 모금씩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것도 요령. 어른이 자꾸 권하면 정중하게 거절하거나 차를 몰고 왔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피한다.

▽후식과 간식 먹을 때〓후식으로 나오는 식혜 수정과 한 잔에는 우유 한 잔(125㎉)과 맞먹는 칼로리가 든 만큼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심심풀이 간식으로 살짝 구워 꿀이나 조청을 찍어먹는 가래떡도 마찬가지. 후식으로 나오는 과일도 귤 2개, 사과 반 개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정도도 밥 3분의 1 공기와 거의 비슷한 칼로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

▽여가 시간에〓아침부터 배불리 먹고 낮잠을 자는 것은 섭취한 에너지를 고스란히 몸에 저장하는 꼴. 그렇다고 골프 등산 등의 운동을 하기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설거지 청소하기 집 앞 눈치우기 등이 좋은 운동.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는 것 만큼 에너지를 소비하는 효과가 있다. 살도 빼고 집안 일도 도와주면 일석이조다.

▽연휴가 끝난 뒤〓명절 때 체중이 불었다고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 번의 실수를 완전한 실패로 만들어선 안된다. 정신을 차리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다이어트는 장거리를 뛰는 마라톤이다.

(도움말〓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교수)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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