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 참가자들, 추가상승보다 조정에 무게중심"

  • 입력 2001년 1월 17일 10시 55분


주가지수선물이나 주가지수옵션 등 파생상품시장 참가자들은 '조정후 재반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걸로 보인다.

현물(주식)시장 참가자들보다 '조정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미결제약정의 감소와 차익거래 순매수 잔고가 예상보다 적어 이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전일 지수선물은 16만 5580계약이 체결됐다. 거래금액도 6조원을 넘는 등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미결제약정은 3159계약 줄어들었다.

미결제약정은 지수선물매도(수)계약이 반대매매(환매수나 전매도)를 통해 해소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만기일에 매도(수)가격과 최종결제가격의 차이만큼 현금으로 지불할 의무를 부여한다.

미결제약정의 감소는 지수선물 매도자는 환매수, 지수선물 매수자는 전매도를 통해 포지션을 정리했다는 의미다. 즉 그동안 낮은 가격대에서 지수선물을 매수한 투자자는 현물가격(KOSPI200지수)이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반대매매를 통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반대로 지수선물매도자는 더 이상 상승할 경우 손실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보고 환매수를 통해 손실을 실현했다는 의미다.

전일 최근월물인 3월물의 환매수는 8만 6886계약, 전매도는 8만 1882계약에 달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전일 환매수와 전매도가 비슷하게 체결된 것은 지수선물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물시장 참가자들보다 추가상승에 대한 확신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16일까지 신고된 차익거래 순매수 잔고가 1420억원에 불과한 것도 파생상품 참가자들의 시황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옵션만기일(11일) 이후 차이거래 잔고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11일 1787억에서 1420억원(16일)으로 331억원 감소했다.

지수선물이 저평가되면서 차익거래가 쉽지 않았다는게 박광규 동부증권 선물옵션팀 대리의 설명이다.

박 대리는 "지수선물이 현물에 대해 고평가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참가자들이 현물상승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을 확신할 경우 선물매수->선물고평가->프로그램매수->주가상승 등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나 최근 급등장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박 대리는 지적한다.

오히려 지수선물이 현물을 뒤따라가는 양상이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지수선물이 현물보다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상승장에 대한 확신이 없이는 섣불리 지수선물을 매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박대리는 지적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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