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미얀마 반군 '신의 군대' 지휘

  • 입력 2001년 1월 17일 18시 40분


미얀마의 소수 민족 반군단체를 3년간 이끌며 숱한 화제를 뿌려온 13세의 쌍둥이 형제가 16일 태국군에 붙잡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얀마 정부에 항거중인 카렌족의 반군단체 ‘신의 군대’를 이끌어 온 루터 흐투와 조니 흐투 형제는 이날 어린이 조직원 9명 등 다른 조직원 12명과 함께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 부근에 진을 치고 있다가 태국군에 발각돼 결국 투항하고 말았다.

이들은 모두 굶주림에 지쳐 있었으며 태국군은 이들 형제를 일단 라차부리주의 수안 펑 경찰서로 넘겼으나 곧 부모에게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흐투 형제는 그간 신의 군대 조직원들로부터 ‘총알도 피하는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아 왔다.

1997년 또다른 카렌족 무장단체 ‘카렌민족동맹’이 미얀마군에 포위되자 ‘총 나르는 아이들’에 불과했던 흐투 형제는 직접 수류탄과 권총을 들고 나가 미얀마군을 격퇴했다.

이후 이 무장단체의 어른 소속원들은 카렌민족동맹을 탈퇴하고 이들 형제를 지도자로 옹립해 함께 다른 무장단체인 신의 군대로 들어갔다. 신의 군대는 흐투 형제의 눈부신 활약으로 이후 미얀마군과의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거두었다.

이들 형제는 대다수 카렌족처럼 기독교를 믿으며 엄격한 계율에 따라 200여명에 달하는 신의 군대 조직원들을 이끌어 왔다. 한 때는 신의 군대의 조직원이 70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조직원들은 이들 형제가 요술을 부리는 것으로 믿어왔다.

흐투 형제가 어떻게 반군단체에 가담하게 됐는지와 신의 군대의 최고 지도자 자리까지 올라가게 됐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글 속에서 험한 전투를 벌여오던 이들이 부모의 품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정상적인 어린이들처럼 생활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태국군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을 넘나들며 반정부활동을 벌여온 신의 군대가 지난해 12월 30일 태국 국경마을을 습격해 6명의 주민을 사살하자 그간 소탕작전을 펴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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