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증권주는 지난 연말부터 강세를 보인 건설 은행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연초부터 랠리를 주도해왔다. 17일에는 블루칩이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증권주들이 모두 급등하면서 지수를 소폭이나마 끌어올려 시장의 상승 분위기를 유지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거친 뒤 재상승을 한다면 증권주가 또다시 선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증권주는 종합지수가 4.64% 폭등한 12일 오히려 1.09% 하락하는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일찍 조정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는 것.
또한 연초에는 증권주 내에서도 동양 SK 굿모닝 등 중소형 증권사가 강세를 보였으나 점차 대우 삼성 대신 등 대형사가 앞서가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증권업종의 전반적인 강세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대목. 대신경제연구소 서홍석투자전략실장은 “증시의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입 증가는 증권사, 특히 대형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결산 실적 호전주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증시가 살아나면서 증권사들은 하루에만 주식 위탁수수료가 200억원을 웃돌아 1월 전체로는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12월 위탁수수료의 3배에 가까운 실적. 동부증권 김성노투자전략팀장은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면 증권주 내부에서도 주도주가 소형사에서 대형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증권주가 추가 상승을 하기 위한 관건은 60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75포인트 돌파 여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99년 이후 증권업종의 60주 이동평균선은 줄곧 지지선과 저항선 역할을 해왔다는 것. 김팀장은 “이 지수대에서 안착할 경우 96년 유동성 장세에서 증권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6.1%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5.2%가량이므로 추가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초 이후 외국인이 금융업종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여온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올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가운데 금융주 비중은 24% 가량. 은행, 증권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16.8%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타업종에 비해 선호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서홍석실장은 “코스닥에서 추격 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단기조정을 거친 우량 증권주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구독 18
구독 36
구독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