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박종섭(朴宗燮)사장은 17일 서울 영동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금난 해결을 위해 이같은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박사장은 “현대상선과 정몽헌회장 등 현대 관련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12.2% 전체를 매각키로 하고 살로먼스미스바니에 인수자 물색을 의뢰했다”며 “3월중 회사 명칭을 바꾸고 상반기안에 계열 분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만 반도체업체가 지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설과 관련, 박사장은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전세계 유력업체를 대상으로 지분 매각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지만 대만업체와 구체적으로 협상이 진행된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가용현금을 2조원 이상 확보하고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2조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며 △영동사옥 등 자산 매각(1조원)과 신디케이트론 자금(6000억원) 등을 합해 6조9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것. 현대전자는 이 돈으로 회사채 3조5000억원 등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5조6700억원을 갚고 투자 규모를 작년의 절반인 1조원 수준으로 줄여 연말까지 1조원 이상의 현금 여유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통신 LCD 등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의 지분과 자산을 매각해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 작년에 82%를 차지한 D램 메모리 제품의 비중을 올해 71%로 낮출 계획이다.
박사장은 “반도체가격 추이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이번 고비만 넘기면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올해 실적을 평가받고 그 책임을 분명히 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전자는 작년에 △반도체 6조9500억원 △통신분야 1조2000억원 △LCD 4700억원 등 8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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