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배율 20만배' 국산 전자현미경 나온다

  • 입력 2001년 1월 17일 19시 09분


국내 벤처업체가 물체를 20만 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는 주사전자현미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7일 미래로시스템(대표 김중근)은 주사전자현미경(SEM) 시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오는 31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 2001 코리아에서 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선으로 관찰 대상 물체의 표면을 빈틈없이 주사할 때 표면에서 발생하는 2차 전자를 검출기로 모아 증폭시켜 모니터를 통해 보여주는 장치이다.

유리렌즈를 지닌 광학현미경은 파장이 긴 가시광선을 이용하므로 최고 300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다. 반면 주사전자현미경은 훨씬 파장이 짧은 전자선과 전자렌즈를 이용하므로 광학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는 바이러스 등 훨씬 작은 물체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주사전자현미경 IS―2000은 영상압축 및 전송기술을 이용해 현미경으로 잡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까지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저장된 영상을 웹을 통해 편집하거나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한 대의 현미경을 여러 사람이 쓸 수 있고, 고화질 프린터를 이용해 사진으로 곧바로 출력할 수도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은 배율도 높지만 물체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어서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인 반도체 분야뿐 아니라 물리학, 생물학, 생화학, 재료공학 등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장비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의 개발 시도가 모두 실패해 현재 히다치, 필립스, JEOL 등 외국업체들이 200억 원의 국내 시장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미래로시스템 김중근 대표이사는 “외국제품들은 현재 대당 가격이 1억2000만원이지만 이번에 개발한 전자현미경은 7000만원 가량에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동안 전자현미경을 구매할 수 없었던 국내 대학이나 산업체에 전자현미경을 많이 보급해 기초과학분야의 연구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로시스템은 3월 제품 출시를 목표로 현재 양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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