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조훈현 실력은 1위 상금은 5위

  • 입력 2001년 1월 17일 19시 09분


‘실력 따로, 상금 따로?’

최근 중국 유력 주간지 ‘체육주보’가 발표한 2000 프로기사 세계랭킹과 일본기원이 내놓은 상금 랭킹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중국 ‘체육주보’는 LG배 삼성화재배 춘란배 TV아시아배 농심배 흥창배(여자) 잉창치배 등 세계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각국 기사들의 순위를 매겼다.

1위는 후지쯔배, TV아시아배 등을 우승한 조훈현 9단. 2, 3위는 각각 유창혁(삼성화재배 우승) 이창호 9단이 차지했다. 국내 상금랭킹 순위와 똑같은 결과.

4위에는 LG배에서 우승한 위빈 9단이 올랐으며 왕리청 창하오 마샤오춘 저우허양 루이나이웨이 9단, 야마다 기미오 8단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일본기원이 세계기전과 국내 기전에서 받은 상금을 합쳐 선정한 상금 랭킹은 대조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상금랭킹 1위는 일본 국내기전인 기세이(棋聖) 오우자(王座)전과 춘란배에서 우승한 왕리청 9단(1억500만엔)이 차지했다. 2위는 조치훈 9단(7500만엔), 3위는 요다 노리모토 9단(5800만엔) 4위 왕밍완 9단(5200만엔) 등 모두 일본에서 활약하는 기사들이 차지했다. 실력 1위였던 조훈현 9단은 5위(3850만엔)에 그쳤으며 조선진, 고바야시 고이치, 유창혁, 이창호, 위빈 9단이 6∼10위까지 차지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 국내 3대 기전의 상금이 국제기전보다 훨씬 많기 때문. 일본 1위 기전인 기세이전의 우승상금은 3300만엔(3억6300만원) 메이진전은 2800만엔(2억9000만원) 혼인보전 2500만엔(2억7500만원)으로 후지쯔배(2000만엔) LG배나 삼성화재배의 2억원보다 훨씬 많다.

국내 기전으로 우승상금이 가장 많은 LG정유배가 3500만원인 것에 불과한 반면 일본 기세이전의 우승상금은 그 10배가 넘는다.

한국기원 이성구 홍보팀장은 “이창호 9단이 한때 국내 모든 기전을 휩쓸며 9억원을 벌여들였어도 일본 1위 기사를 상금으로 누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일본 바둑이 최근 극도의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상금 규모만큼은 아직 동양 3국 가운데 가장 많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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