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박종섭사장은 17일 '1조자산 매각 직원 4000명 감축'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박사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반도체가격 추이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이번 고비만 넘기면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올해 실적을 평가받고 그 책임을 분명히 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박사장의 자구안 발표가 있은후 현대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미끄럼을 탔다.
오전장만해도 전날보다 450원이 오른 7150원까지 상승하며 5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가 오후들어 매도물량이 급격이 늘어나며 450원이 빠진 6250원에 장을 마감한 것이다.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전자의 자구안에 대해 "새로운 것이 없다" "눈가리고 아웅이다" 라는 반응이다.
"현금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평가는 그나마 후한 점수를 준 편이고, "오늘 자구안은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발표한 내용만이라도 성실히 이행하기 바란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물론 '루머에 사고 기사에 판다'는 증시의 격언에 따라 오늘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금간 시장의 신뢰는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 하루일 수도 있다.
더구나 동종업계의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4개월만에 21만원대를 회복했다. 현대전자로서는 속이 더 쓰릴수 밖에 없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