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여자농구가 달라졌다

  • 입력 2001년 1월 17일 20시 18분


여자농구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남자농구의 재미는 ‘퉁퉁퉁’ 드리블을 하다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골 밑으로 돌진하는 화려한 ‘1 대 1 돌파’ 를 보는 것.

반면 여자농구는 5명이 톱니바퀴처럼 쉴새없이 패스를 돌리다가 외곽슛에 승부를 맡기는 ‘조직농구’를 구사한다. 그러다 보니 여자농구에는 아기자기한 맛은 있어도 남자농구처럼 힘이 넘치는 파이팅이나 현란한 개인기는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프로출범 이후 6번째 리그인 2001 겨울리그에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남자처럼 힘있는 농구를 선보여 팬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는 것. 특유의 정확한 외곽슛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데다가 힘을 바탕으로 한 질풍노도같은 골 밑 돌파가 늘어나 재미가 배가된 것.

‘파워’로 무장한 팀은 3전 전승으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세계와 국민은행.

이들이 변신의 무기로 삼은 것은 웨이트트레이닝이었다.

남자프로농구 동양감독을 역임한 박광호 감독이 지휘권을 잡은 이후 국민은행은 오전연습엔 볼 잡는 일 없이 오로지 근지구력과 스피드 강화훈련만 해왔다.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도 빛을 보지 못하던 이적생 홍정애와 임순정이 골 밑에서 상대센터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것도 바로 이 효과.

여름리그 챔피언 신세계는 팀 창단 때부터 체력훈련을 중시해온 팀. 각자 개인프로그램에 따라 체력을 키워온 탓에 40분 경기 내내 전면강압수비를 펼치면서도 지칠 줄 모른다.

팀 전체의 체력이 강해지자 신이 난 선수는 정선민(신세계)과 김지윤(국민은행).

두 선수는 이번 겨울리그에서 부쩍 힘이 세진 동료들 덕택에 표적수비가 줄어들자, 경기마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보이며 개인기를 뽐내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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