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음악뒤집기]4년만의 우탕 클랜 신작 'The W'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25분


'엉덩이를 들썩거린다'는 뜻을 가진 힙합은 전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음악의 한 흐름이다. 처음 힙합은 미국 흑인들의 자위의식과 저항의식을 담은 하나의 돌파구였지만 현재의 힙합은 흑인 음악의 뿌리인 재즈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가 열광하는 하나의 새로운 문화 용어로 자리잡았다. 격렬한 몸 동작, 헐렁한 바지와 원색 톤의 패션, 스프레이와 페인트로 그려낸 벽화 그래피티까지 힙합이 만들어낸 문화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흑인 힙합음악은 1970년 디스코의 열기가 가득한 파티장과 클럽에서 가사 없이 비트만을 반복하는 DJ 플레이에 흥을 돋우는 몇 마디의 멘트에서 시작되어 80년 말 퍼블릭 에네미, 리안 킴 등이 흑인인권운동가의 지위를 부여받으며 정치적인 발언을 음악에 담아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90년 연이은 닥터 드레, 스눕 도기 독, 드라솔 뮤지션의 연이은 앨범 히트는 힙합을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서게 했다.

하지만 동서부 힙합 뮤지션들의 분쟁은 총격 사건으로 이어져 양 진영의 대표뮤지션 투 팩과 노터리어스 비아이지를 죽음으로 몰아가 힙합 마니아들을 아쉽게 하기도 했다.

2001년 현재 두 뮤지션의 죽음으로 동서부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봉합되었지만 상이한 음악 스타일로 팽팽한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4년만의 신작 앨범 'The W' 앨범을 발표한 우탕클랜은 양대 음악 진영 중 동부 힙합을 대표하는 그룹이다. 중국 북파 무술의 본산 무당파에서 팀의 이름을 정했을 정도 중국 무협지에 심취한 9명으로 구성된 우탕클랜은 94년 'Enter the Wu-Tang'을 통해 비명소리, 칼과 창이 부딪히는 소리 등을 샘플링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데뷔했다.

그리고 97년에는 자신들의 성장 환경을 진지하게 묘사한 두 번째 앨범 'Wu-Tang Forever'를 연이어 히트시켰다. 이에 힘입어 현재 'Wu-Wear'라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산하에 900여명의 멤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거대한 힙합 패밀리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번에 발표된 'The W'는 데뷔이래 음악적인 리더를 맡고 있는 Rza의 프로듀싱으로 지난 2장의 앨범처럼 거친 비트 위에 각종 폭력적인 샘플이 난무한다. 그리고 고통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흑인들의 삶을 노래한다.

여전히 우탕클랜은 21 세기가 되어도 변한 것이 없는 흑인들의 지위를 공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나스, 스눕 도기 독, 버스터 라임스 등 유명 뮤지션과 함께 한 'The Monument', 'Jah World', 'Conditioner'등의 곡은 리듬에 크게 의지하지 않으면서 거칠게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동부 힙합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Gravel Pit', 'Protect Ya Neck', 'Chamber Music'등의 곡들을 통해 힙합 본연의 리듬감과 흑인들의 자아 의식을 함께 할 수 있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