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문경은(삼성)은 임재현(SK)의 밀착 수비를 뿌리치고 패스를 받기 위해 뛰어나온 주희정(삼성)에게 ‘마지막 임무’를 넘겼다. 전광판의 시계는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 이미 승부가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기나긴 시소게임에 종지부를 찍는 주희정의 역전 결승골이 터졌다. 골이 림을 가르는 순간 전광판의 시계는 정확히 0.0초.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삼성―SK전. 삼성이 올시즌 3번 맞붙어 3전승을 거뒀지만 부상에서 완쾌한 서장훈이 복귀한 SK는 강했다. 초반부터 승부는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졌고 종료 43초 전까지 94―93으로 삼성의 불과 1점차 리드. 하지만 14초를 남긴 상황에서 주희정의 슛이 빗나간 뒤 조상현(SK)이 5.7초를 남기고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막을 내리는 듯했다. 마지막 공격을 위해 공을 잡은 문경은이 주희정에게 패스하려는 순간 파울이 나왔고 4.5초를 남긴 상황에서 주희정의 날렵한 드리블에 이은 레이업슛이 림을 뚫고 내려오자 삼성 벤치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울렸다. SK는 연승행진을 ‘4’에서 마감하며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고 삼성은 2연승으로 이날 골드뱅크를 꺾고 6연승을 기록한 2위 LG 세이커스와의 승차를 1경기차로 유지한 채 선두를 질주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문경은은 이날 3점슛 7개(통산 502개)로 역대 3번째로 ‘3점슛 500개’를 돌파하며 기쁨을 더했다.
또 SBS 스타즈는 득점 선두 데니스 에드워즈가 44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현대 걸리버스를 111―92로 눌러 단독 3위로 올라섰고 삼보 엑써스는 듀안 스펜서(43득점 15리바운드)가 분전한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109―107로 누르고 2연승을 기록했다.
<김상호·김종석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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