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헌터 X 헌터>,기상천외한 모험으로 초대

양친의 얼굴도 모른 채 성장한 12살 소년 곤은 세계 제일의 헌터라 칭송받는 아버지와 만나기 위해 헌터가 되기로 결심한다. 헌터(Hunter)란 진귀한 동식물에서부터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미지의 대상을 쫓는 전문인을 일컫는다.

사람과 자연의 질서를 지키는 일을 기본적인 사명으로 삼는 헌터는 방대한 지식, 건전한 육체, 건강한 정신, 강한 신념을 필요로 하는 세계적인 엘리트 집단이다. 자격증을 소지한 정식 헌터는 임무를 위한 모든 편의가 무상으로 제공되며, 부와 명성을 누릴 수 있는 최고 지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때문에 3년에 1명 정도의 합격생을 배출한다는 고난도 헌터 자격시험에는 매년 수 많은 헌터 지망생들이 각자의 신념을 위해 몰려든다. 자신을 키워준 이모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곤은 헌터 자격시험 응시 허락을 받아 여행길에 오르는데.. 과연 곤은 헌터가 되어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

<유유백서>의 작가 토가시 요시히로의 최근작 <헌터X헌터>는 용기 우정 승리 등 소년만화 주요 코드를 적절히 배합하여 독특한 세계관을 가미한 상업만화의 모범작이다. 안정되고 귀여운 그림체, '헌터'라는 독창적인 설정, 곤이 만나고 헤어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성과 사연, 짜임새 있는 구성과 설득력 있는 이야기 전개는 무엇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건 하나하나가 기상천외한 수수께끼처럼 알쏭달쏭한데서 오는 재미와 독자의 관심을 늦츨 수 없게 만드는 적절한 템포는 작가의 관록과 재능을 짐작케 한다. 작품의 중심축을 이르는 곤의 아버지 진의 정체와, 굉장한 잠재력의 소유자인 선량한 주인공 곤과 상상을 뛰어 넘는 강력한 라이벌 히소카의 대립구도도 결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헌터X헌터>의 매력 포인트.

다만 헌터 자격시험이 생사를 건 모험일지라도 사람들을 무생물처럼 베어나가는 장면 등은 너무 섬뜩하다.

김지혜 <동아닷컴 객원기자> lemonjam@now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