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관계자는 “강의원 등이 96년 총선을 앞두고 안기부 예산 940억원을 빼내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사용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며 “이로 인해 국가가 입은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당의 경우 비법인 사단(社團)인 한나라당이 신한국당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이어받은 것으로 판단해 피고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이 국가소송 수행을 맡고 있는 서울고검에 소송제기 요청을 해왔다”며 “10억원 이상의 국가소송은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어 장관 승인을 받은 뒤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회계법상 국가가 당사자인 민사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 시효가 5년인데 안기부 예산이 96년 총선자금으로 빠져나간 마지막 시점이 그해 1월27일이어서 시효만료가 임박해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95년 6·27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여당인 민자당에 건네진 257억원에 대해서는 자금추적이 끝나는 대로 국고환수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효 만료가 임박해 일단 본안 소송을 냈다”며 “앞으로 소송 진행과정을 보아가며 한나라당 등 피고를 상대로 가압류나 가처분 등을 내는 방안도 고려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 YS "나에 대한 정치보복" ▼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은 22일 검찰의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 중간수사 발표와 관련해 “이는 나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며 “김대중(金大中)이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말로를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YS는 또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국민의 엄청난 저항 앞에 무릎을 꿇고 대통령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오늘의 필리핀 상황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김대중은 썩은 칼을 마구 휘두르고 있는데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강삼재 의원 불구속 기소는 우리 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 흠집내기를 계속해 당내 분열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어떤 경우에도 강의원을 보호할 것이며 분연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