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에 파워포워드들이 득세하고 있다. 파워포워드는 팀의 기둥인 센터를 도와 골밑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것은 물론 수비에 있어서도 리바운드를 따내는 것이 주임무.
여기에 정확한 미들슛으로 무장된 경우라면 효과 만점. 3시즌 연속 용병 MVP에 오른 남자농구 현대의 조니 맥도웰이 바로 파워포워드의 전형이다.
2001 겨울리그 5전전승으로 남녀프로농구 통틀어 처음으로 리그 전승우승을 노리는 신세계 쿨캣의 힘은 바로 트리플더블러 정선민을 보좌하고 있는 파워포워드 3인방 장선형 선수진 허윤자로부터 나오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에 출전, 덩치 큰 선수들을 요리하는 방법을 터득한 8년차 장선형은 팀내 파워포워드 트로이카 중 가장 많은 경기당 28분여를 뛰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9일 현대전에서 왼쪽 눈 위를 30바늘 꿰매는 부상을 하고도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는 파이터로 팀을 이끌고 있다.
허윤자와 선수진은 고교시절까지 센터를 맡다가 파워포워드로 보직을 변경한 경우. 허윤자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리바운드 7위(평균 6.2개)에 올라서 있고 무릎부상으로 지난 여름리그부터 코트에 복귀한 선수진은 리바운드 11위에 랭크돼 있다.
초반 3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은행의 선전도 홍정애 신정자 등 파워포워드의 활약 덕택. 프로 3년째에 들어선 신정자는 평균 7.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5위에 오른 것은 물론 정확한 피벗플레이로 공격에서도 제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
금호생명에서 이적해온 트리플더블러 임순정이 허리부상으로 포워드라인에 가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국민은행으로선 아쉬운 점.
반면 국가대표 출신 유영주가 수술로 코트를 비운 삼성생명은 허윤정이 정은순을 도와 더블포스트를 구사하나 유영주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5번의 리그 중 3번이나 우승한 팀 답지 않게 매 경기를 어렵게 치르고 있다.
현대도 남자 못지 않은 탄력을 자랑하던 옥은희가 부진하자 덩달아 성적도 중하위권인 4위에 머물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