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홀가분한 설맞이

  • 입력 2001년 1월 22일 16시 37분


‘고향 앞으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선수협) 문제로 가족과 ‘생이별’하다시피 했던 선수들.

다행히 선수협 파동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설 연휴엔 오랜만에 집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20일 타협이 이뤄진 것도 따지고 보면 중재에 나선 문화관광부의 ‘설 작전’이 주효했다는 후문. 문화부측은 “명절 때 마음편하게 쉴 수 있게 설 전에 해결하자”며 선수와 구단 양측을 설득했던 것.

회장을 맡았던 송진우는 구단과 합의문이 발표된 날 저녁 일찌감치 대전 집으로 내려갔다. 그동안 간기능 이상으로 ‘안팎’으로 고생이 심했던 부인 정해은씨(33)는 “하루빨리 선수협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반가운 표정. 송진우는 설 하루전인 23일 두 아들의 손을 잡고 큰집인 충북 증평으로 향할 예정이다.

삼성에서 유일한 선수협 가입자로 미국에서 전지훈련중인 팀과는 별도로 홀로 서울에서 자율훈련을 하며 ‘속앓이’를 했던 이승엽은 22일 고향 대구로 내려갔다. 이승엽은 차례를 지낸 뒤 이달말쯤 팀에 합류할 계획.

혼자 다섯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두산 심정수는 이번 연휴기간에 아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작정했다. 그는 “그동안 선수협 때문에 바빠 아들과 놀아주지 못했다”며 “장난감도 많이 사주고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전지훈련지에서 설날을 보내왔다. 하지만 올해엔 선수협 문제로 전훈일정이 연기되는 바람에 오히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꿀맛 같은 휴가’를 얻은 셈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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