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울릉도 등 경북 동해안 어민들은 최근 돌고래와 밍크고래 등 고래떼가 수시로 출몰하면서 어군(魚群)이 먼 바다로 달아나 어획난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어민들에 따르면 동해안에는 4, 5년전만 해도 1개월에 두 세번 정도 고래떼를 구경할 수 있었으나 요즘은 적게는 30∼40마리, 많게는 100여마리씩 떼지어 다니는 고래를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징어와 대구 명태 등 각종 물고기떼가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어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포항 및 구룡포근해 채낚기선주협회 최상용(崔相龍·55)회장은 “오징어잡이에 나선 어민들이 조업을 하다 고래떼를 발견하면 아예 일손을 놓고 귀항한다”며 “해양수산부는 이로 인한 피해상항을 정확히 파악해서 부분적으로 고래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 및 구룡포수협의 지난해 총 위판량은 3만4235t으로 99년(4만3547t)의 78.6%에 그쳤고 특히 밍크고래와 돌고래가 좋아하는 오징어는 27.1%나 감소했다.
이와 관련, 국립수산진흥원 관계자는 “동해안에 서식하는 고래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고래의 하루 식사량은 체중의 4%나 되므로 어획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포항〓이혜만기자>ha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