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못 이룬 우승을 자매가 힘을 합쳐서 이뤘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보다는 패배의 쓰라린 기억이 더욱 진하게 남은 듯했다.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 사이좋게 출전한 ‘코트의 흑진주’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미국). 동생 세레나가 24일 열린 단식 8강에서, 비너스는 다음날인 25일 치른 준결승에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게 잇따라 패해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여자복식 결승. 윌리엄스 자매가 미국의 린제이 데이븐포트―코리나 모라리우 조를 2―1(6―2, 2―6, 6―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000시드니올림픽 복식 챔피언인 윌리엄스 자매는 99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지난해 윔블던 우승에 이어 대망의 복식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9만6878달러.
비너스는 “둘이 같이 뛰는 게 너무 좋다. 다른 파트너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레나는 “우리는 단식 선수이기 때문에 복식 우승은 결코 위안거리가 아니다”라며 못내 아쉬워 했다.
한편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아르노 클레망(프랑스)이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세바스티앙 그로장(프랑스)을 4시간8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다. 15번 시드의 클레망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안드레 아가시(미국)와 28일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베이어 코(캐나다)와 함께 여자 주니어부 복식에 출전한 한국의 홍다정(중앙여중 3년)은 준준결승에서 유고의 다니엘라―옐레나 조에 0―2로 패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