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행사가 있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에 갔었다. 지하철을 탔는데 빈 좌석이 몇 개 있어서 얼른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큰 아이가 "엄마 여긴 경로석이야" 라고 하면서 일어서자고 했다. 민망해하며 일어나 서서 갔다. 하지만 다음 역에서 탄 젊은 사람들이 우리가 앉았던 경로석에 앉았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태도였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그 젊은이들은 바로 옆에 나이 많은 어른들이 서있는데도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같이 서있던 우리 아이가 "엄마 우리 괜히 일어났어요" 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자기가 편한대로만 행동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