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요리는 따로 없습니다. 모든 오늘의 음식이 어제보다 낫다는 것은 분명합니다.”(아베 고이치·‘더 레스토랑’ 주방장·40)
“요리대결에서 져 본 적이 없습니다. 곧 이 일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겁니다.”(피케 바젤·‘달’ 주방장·30)
조용하고 한적한 서울 광화문에서 소격동 사이의 ‘갤러리 골목’이 달궈지고 있다. 스카우트돼 이곳에 와 있는 외국인 주방장들의 경쟁이 한층 뜨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m도 안떨어져 있는 ‘더 레스토랑’과 ‘달’의 경우가 그렇다. 둘 다 ‘현대식 퓨전’보다는 ‘정통파’를 고수한다.
아베 주방장은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김치를 먹고 싶지는 않은 법”이라며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 음식의 효용을 설명한다. 스파게티의 면이 딱딱하고 일반 요리에 소금기가 푸짐한 점 등 정통 유럽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덕분에 손님의 30∼40%에 달하는 외국인들은 좋아하지만 한국사람들의 입맛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베 주방장은 하지만 요리도 일종의 예술인데 무슨 재료를 어떻게 썼는지에는 무관심하고 오로지 ‘간’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국식 습성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젤 주방장은 인도 뉴델리의 아쇼카, 수리야 등 특급호텔에서 14년간 인도식당의 주방장으로 일했다. ‘달’의 메뉴에 대해서는 “인도에서 먹는 인도음식과 똑같다”고 단언한다. 주요 재료를 전부 인도에서 수입하는 데다 바젤 주방장을 포함한 인도 주방장 4명이 고유의 요리기법을 사용하기 때문. 바젤 주방장은 또한 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곧 깊고 은은한 인도음식의 향신료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치처럼 처음엔 부담스럽지만 먹을수록 ‘내성’이 붙기 때문이란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