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년째 '서당 등교' 김미경양

“이담에 커서 중국에 가서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거든요. 한자 공부가 쉽진 않지만 재미있어요.”

3년째 매일 향교에 ‘등교’하며 ‘서당식 교육’을 받고 있는 김미경(金美京·11·서울 강서구 등촌동)양. 등원초등학교 4학년인 김양은 2, 3학년 시절 사자소학(四字小學)을 배웠고 지금은 천자문(千字文)을 1년 남짓 익히고 있다.

“아버지께서 ‘한자를 열심히 공부하면 올곧은 사람이 된다’면서 권하셨는데 처음엔 싫었어요. 그런데 막상 향교에 다니며 한자를 공부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천자문 가운데 300자 정도를 읽고 쓰면서 외운 김양은 수업시간에 가끔 한자가 나오면 혼자서 척척 알아맞히니까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예절 교육을 통해 절하는 법 등을 배우고 있는 김양은 설 명절에도 집안 어른들께 큰절로 세배해 귀여움을 받았다. 요즘 김양은 정오경 향교에 가서 2시간 동안 한자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방학중 가장 중요한 일과다. 컴퓨터 공부와 방학 숙제도 틈틈이 하지만 한자 익히기에 시간 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방학동안 친구들이 영어학원 등을 다니며 학과 공부를 하고 있어 한자공부를 하고 있는 게 다소 불안할 법도 하지만 김양은 개의치 않는다.

“영어는 그냥 혼자 공부하는데 그것도 재미있게 하니까 성적도 잘 나와요.”

오남주(吳男柱·79)훈장은 김양에 대해 “꾀부리지 않고 꼬박꼬박 성실하게 공부하는 성실한 학생이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가 제법 잡혀 나이보다 의젓하다”고 칭찬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