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세계 최대 음반박람회 '미뎀' 칸서 폐막

  • 입력 2001년 1월 28일 18시 49분


“다음 세대도 CD로 음악을 들을까?”

프랑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21∼25일 열린 세계 최대의 음반박람회인 ‘미뎀’(MIDEM·Marche International du Disque de l’Edition Musicale)에서는 CD를 대체할 신매체가 화두였다. 음악파일의 인터넷 전송, 오디오 전용 DVD 등의 약진이 단연 화제를 낳았다.

‘탈CD’추세를 대변한 가장 큰 사건은 인터넷 음악파일 저작권을 관리할 국제기구의 설립.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와 국제음반산업연합(IFPI) 등 세계적 음악 저작권 관련단체 4곳은 협정을 맺고 ‘온라인상의 음악 저작권을 관리할 국제기구를 8월까지 설립한다’는데 합의했다.

이 결정은 ‘미뎀’ 개막 하루 전인 20일 ‘미뎀넷’회의에서 취재진의 출입마저 제한한 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미뎀넷’은 음반사들이 MP3 등 인터넷 음악파일 전송 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개최했다.

그러나 지난해 회의에서 인터넷 음악파일 거래의 규제에 초점을 맞추었던 반면, 올해는 이미 대세가 된 ‘음악전송’에서 음반사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발상의 대전환이 이루어졌다.

한편 세계 가전 오디오 시장의 주도권을 쥔 소니와 필립스사는 공동으로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슈퍼 오디오 CD’의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슈퍼 오디오 CD(SACD)는 CD의 7배나 되는 기록용량을 가진 DVD에 고품질의 음성정보만을 수록하는 매체다.

사양 자체는 DVD 출시와 함께 발표됐지만, DVD가 대중화되기를 기다려 이번 ‘미뎀’을 계기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

두 회사는 “EMI 소니 텔라크 등 세계적 음반사가 1000타이틀 이상의 음반을 내놓았다”며 SACD 대세론을 퍼뜨리는 한편 비교시청회(試聽會)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SACD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이론상의 최고 주파수인 20KHz를 훨씬 뛰어넘는 100KHz까지 재현할 수 있어 CD의 ‘고음역 부실’에 불만을 갖고 있던 극성 오디오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미뎀’은 올 35회째를 맞은 국제 음반박람회. 음반제작사, 음악가, 저작권 관련 대행사대표 등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5일간에 걸쳐 칸 영화제 개최장소로 유명한 ‘팔레 뒤 시네마’에서 전시회와 음악회(쇼케이스), 관련회의를 가졌다.

개막일인 21일 열린 ‘미뎀 클래식상’에서는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 지휘자 겸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그의 아내이자 소프라노인 갈리나 비시네프스카야 등 3명이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올해의 음반상’은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베토벤 교향곡 전집(텔덱)을 내놓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받았다.

<칸〓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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