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당 김중권대표체제 출범에 이은 DJP공조 복원으로 여권 내 역학관계가 변화하면서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 역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 하에 ‘김중권 차기후보론’이 세를 불려가고 있다.
반면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그가 최근 미국에서 JP와 만나 화해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JP가 불쾌감을 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난처한 처지가 됐다. 여권의 차기구도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부침이 예상되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탄력받는 김중권, 곤혹스러운 이인제’로 정리될 수 있다.
▽탄력받는 김중권〓최근 김대표의 주가는 확실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최약체 여당’의 대표로 취임했지만 ‘강한 여당론’을 내세운 공격적인 정국 운영으로 신속하게 당내 입지를 굳혔다는 게 김대표 진영의 자평이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김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데다 ‘이인제 대세론’에 기울었던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마저 2선으로 물러나 김대표의 당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김대표는 당 장악이 일단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되면 과거 자신이 모셨던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은 물론 신현확(申鉉碻) 정호용(鄭鎬溶)씨 등 TK 원로들을 상대로 한 ‘김중권 대세론’ 확산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곤혹스러운 이인제〓이최고위원은 새삼 JP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눈치다. 작년 총선 때 JP를 향해 ‘지는 해’라고 깍아내렸던 데 대해 사과하면서까지 관계개선을 시도했지만 JP가 여전히 곁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JP는 미국에서 이최고위원을 만난 것과 관련해 “호텔로 인사차 찾아왔기에 잠시 인사를 받은 것 뿐인데 무슨 독대고 화해냐”며 불쾌해 했다는 후문이다. JP 측근들도 “이최고위원이 너무 ‘소년같은 정열’ 만으로 정치를 하려는 것 같다. 좀 더 배우고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최고위원이 JP의 마음을 얻으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최고위원은 미국에서 귀국한 다음날인 27일 서석재(徐錫宰)전 의원 등 과거 국민신당 인사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향후 대응책을 놓고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혁·문철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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