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한복룡/공익변호사 대학 파견 일석이조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0분


한해 사법시험 합격자가 700명을 넘어섬에 따라 사법연수원 졸업생들의 취업이 어렵다고 한다. 판사나 검사에 바로 임용되거나 법률회사나 기업에 입사하는 경우, 군법무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 임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하는 졸업생도 많다. 심지어 군법무관으로 임용되지 못해 행정장교 등으로 군복무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귀중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개인의 입장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대학의 경우 법대에서 법률상담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이 있다. 법률상담소는 이론교육에 치우치고 있는 법대 현실에서 실무적 마인드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며 지역민들에 대한 무료법률상담 및 법률계몽을 통해 법치주의 내지는 지역사회의 법률문화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현실은 그런 기능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법대 교수와 학생, 그 대학 출신 변호사 등이 팀을 이뤄 방학을 이용해 2박3일 정도 지역을 순회하며 법률상담을 하는 것이 고작이며 그나마 인력부족으로 형식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법률상담소에 공익변호사를 한 두 명 정도 투입하면 법률상담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군법무관에 임용되지 못하고 행정장교로 임명되는 것보다는 공익변호사로서 대학 법률상담소에 배치되면 훨씬 보람있고 가치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법대의 교육현실이 이론과 실무의 괴리현상으로 인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변호사가 대학에 상주함으로써 법학 교육의 내실화에도 기여하고 공익변호사 자신에게도 유익한 대학 근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외국의 법대에는 법률상담소에 변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우리 법대도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공익변호사의 대학 법률상담소 근무의 제도화는 법학교육의 내실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법률문화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대법원과 법무부 및 교육부 등 관계부처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 바란다.

한복룡(충남대 법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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