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FIFA '일본어 국내표기땐 국가이름 삭제' 제의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37분


한일간 갈등을 빚고 있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공식명칭의 일본국내 표기 문제가 국가명을 뺀 것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AFP통신은 국제축구연맹(FIFA) 장 루피넨 사무총장이 31일 공식명칭표기와 관련해 “기본 원칙엔 변함이 없다. 일본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JAWOC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 교도 통신은 “FIFA가 일본 국내에서의 일본어 표기에 한해 한일 양국 국가명을 삭제하는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보도해 결국 이 방향으로 사태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FIFA는 이번 월드컵과 관련해 공식 명칭을 △2002 FIFA World Cup Korea/Japan △2002 FIFA World Cup △FIFA World Cup 등 세가지로 정해놓고 있어 일본은 이중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한편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일본은 ‘일본―한국’ 순서를 고집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일본측의 주장을 자세히 전한 뒤 “일본―한국이라는 순서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FIFA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의 정식명칭을 그대로 쓰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이 일본대중문화를 개방하고 양국 경제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일한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아졌다”면서 “이번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신문들은 자제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전례없는 2개국 공동개최로 인해 준비단계에서 곤란이나 트러블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상대방을 세심하게 배려해가면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는 과정이 새로운 일한관계를 쌓아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일본인 승객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행동은 양국민의 가슴을 흔들었다”면서 “일본어표기라는 본말이 전도된 문제로 중요한 것을 파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배극인기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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