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 투자社 출발부터 삐걱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2분


워크아웃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기업구조조정 프로그램인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CRV)가 출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CRV설립을 주관하고 있는 한빛은행은 2월1일 CRV협약을 발효시키기 위해 이달 중순 동의서를 182개 채권금융기관에 발송했으나 현재 동의서를 보내온 것은 30곳으로 채 20%가 되지않는다. 이에따라 2월부터 협약을 발효한 뒤 45개 대상기업별로 CRV설립을 위한 개별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겠다는 채권단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구조조정회사인 P&R의 이상묵대표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외국투자가들이 CRV에 절반 가량 출자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헐값에 가까운 청산가치로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히는 바람에 금융기관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2금융권은 워크아웃 기업의 여신과 출자전환 주식 등을 청산가치로 CRV에 넘길 경우 막대한 손실 부담이 발생하면서 자칫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빛은행은 이에따라 금감원에 CRV에 자산을 넘기면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3년에 걸쳐 회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CRV는 기업구조조정 능력이 떨어지는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워크아웃 기업의 자산을 넘겨받은 뒤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를 고용해 워크아웃 기업의 회생을 맡게된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