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

  • 입력 2001년 2월 2일 10시 06분


1일자 동아일보에는 한·일 기업인의 윤리의식을 돌아볼 수 있는 2편의 기사가 실렸다.

일본 게임기 회사인 세가의 오사카 이사오(74)회장. 그는 식도암으로 투병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실패에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856억엔(약9416억원)어치의 사재를 내놓았다. '실패한 경영인'이 자신이 몸담았던 기업과 사회에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 가를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이번엔 대우그룹의 김우중 전회장. '실패한 경영인이지만 부도덕한 경영인이 아니다'고 강변했던 그였지만, 결국 23조원 규모의 회계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대우그룹 계열사의 전직 사장들을 구속하면서 김 전회장이 비리의 '몸통'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언급했다. 이들의 구속영장 첫머리에 '김우중과 공모하여' 라는 문구를 적시한 것이다.

이로써 김 전회장은 신병이 확보될 경우 사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그러나 김 전회장이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상 '도피행각'을 계속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홍길동'을 연상시킬 정도다.

"수단에 있다" "아니다 모로코에 있다"는 설만이 나돌고 있다.

대우노조는 김 전회장의 수배 포스터를 제작해 프랑스 독일 영국 스위스 스웨덴 호주등 6개국에 배포한 상태다. 체포조도 만들어 이달안에 외국으로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김 전회장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지겠다"는 뜻을 계속 밝혀왔다. 그렇다면 왜 검찰, 언론, 노조와 '숨바꼭질'을 계속하는지 궁금하다.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아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