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FRB 또 한번 기습적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

  • 입력 2001년 2월 2일 10시 09분


미국의 경제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급속히 침체양상을 보임에 따라 내달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이전에 연준리(FRB)가 금리를 또 한번 기습적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경제의 침체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제조업경기와 소비심리를 강조해 왔으며 FRB역시 금리인하의 기준으로 이 두 가지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지난달 3일 FRB의 기습적 금리인하도 2일 발표된 전미구매자관리협회(NAPM)의 제조업지수가 전달보다 4포인트 급락함에 따라 그린스펀 의장이 전격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월의 NAPM지수는 12월의 44.3에서 41.2로 떨어져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1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당초 43.6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1일 뉴욕증시에서도 장 출발과 함께 강세를 보이던 주요지수들이 오전 10시 NAPM지수 발표와 함께 하락세를 돌아선 것은 이 같은 실물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잘 반영하고 있다.

소비심리의 급속한 위축도 FRB의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여준다.

지난 달 30일 FOMC가 열리는 날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가 당초 예상치인 124.2보다 훨씬 낮은 111.4로 나타나면서 4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특히 그린스펀 의장이 소비심리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시된다.

시장참가자들이 31일 발표된 FRB의 금리인하폭을 0.75%포인트까지 예상하고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상보다 악화된 소비자신뢰지수 수치가 그린스펀 의장의 드라마틱한 금리인하조치를 이끌어내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 데이비드 레슬러는 "3월 FOMC 이전에 FRB가 금리를 또 한번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 5.5%의 연방금리수준으로는 급속한 경기둔화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금리인하직후 로이터통신이 미국내 주요 채권딜러 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24명이 3월 FOMC나 그 이전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 내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주요지표가 당초 예상치보다 악화된 결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금리인하의 시기는 앞 당겨지고 있으며 그 폭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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