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85년 전후기 통합우승 이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과연 올해는 그 한을 풀 수 있을까.
삼성의 ‘알짜배기 싹쓸이’가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여부가 다시금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99년 삼성은 40억원이 넘는 ‘물량공세’로 임창용 김기태 김현욱 김상진 등 각 팀의 간판선수들을 끌어모았으나 정상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듬해 김성근 계형철 조범현 등으로 ‘드림팀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자유계약선수인 김동수와 이강철마저 영입해 2000시즌을 맞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에 4연패로 참패, 한국시리즈 문턱도 못밟았다.
이제 2001시즌. 삼성은 또다시 ‘투자’에 나섰다.
스토브리그에서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의 명장 김응룡감독을 사령탑으로 맞이한 게 신호탄.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례가 없는 5년 계약 13억원의 ‘초특급 대우’였다.
‘젊은 피’ 수혈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150㎞에 가까운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나돌던 대구상고의 초고교급 투수 이정호를 역대 고졸 최고액수인 5억3000만원에 잡았고 공수주 3박자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대표 외야수 박한이(동국대)마저 스카우트했다.
1일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마해영을 영입, 이승엽 김기태 등 왼손타자들이 즐비한 중심타선에 오른손 거포를 앉히게 돼 완벽한 타선의 조화를 이루게 됐다. 삼성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수협 태풍’에서도 벗어난 채 지난달 15일부터 일찌감치 해외전지훈련을 소화, 올시즌 우승은 ‘떼어 논 당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삼성의 ‘싹쓸이’와 포지션이 같은 선수에 대한 ‘중복투자’가 야구발전을 저해하고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초래한다”며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