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노동의 희망'

  • 입력 2001년 2월 2일 18시 44분


◇노동의 희망

강수돌 지음 277쪽 9000원

이후현재 우리 사회의 화두는 뭘까? 구호로 정리하면 ‘경제를 살리자’일테고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구조조정’일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념에 기반한 구조조정의 논리는 간단하다. 경제를 살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리해고나 자본의 자유 등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고, 노동자들의 희생은 어느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격화는 구조조정의 장애물 정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진정한 구조조정이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구조조정을 절대시하는 등 자본 논리의 내면화가 노동운동의 가장 큰 적이라고 진단하고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노동운동의 위기’를 ‘생동하는 연대’의 구축을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를 조직하고 노동자끼리 서로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자들을 분할 통치하려는 자본에 맞서 노동 운동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생동하는 연대를 위한 여덟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따뜻한 조직을 만든다 △현장토론을 활성화한다 △독자적 자율역량을 강화해 운동의 독재를 막는다 △지도부에만 기대지 말고 기층이 지도부를 움직이게 한다 △남의 일도 내 일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을 갖는다 △싸울 때는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 △운동 내부의 계급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 △경쟁력 중심이 아니라 삶의 질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해 운동의 비전을 공유한다.

고려대 교수인 저자는 이같은 결론을 이론적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노동운동 현장의 성공 사례에서 추출했다. 이 책은 실제 노동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해 현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다시 대안을 내놓은 노동운동의 실전 지침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 노동의 희망은 뭘까? 저자는 궁극적으로 자본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대안 사회의 창조를 꿈꾼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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