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니던 회사가 망했기 때문인지 내 주변엔 실업자가 유난히 많다. 실업자는 아니더라도 마지못해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신의 직업을 진정으로 좋아해서 하루하루 활기차게 일하는 사람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직업에 대한 이런 불만은 학력과 나이와 상관없이 보편화된 현상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음에도 이렇게 일에 재미를 못 느끼고 지겨워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불행하다는 얘기다.
불만에 대한 이유는 가지가지다. 회사가 인간 대접을 해주지 않아서, 적성에 맞지 않고 보수가 너무 짜서, 비전이 없어서…. 사람들은 직장에 대해 몇 가지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자신은 열심히 한 죄밖에 없는데 사장이 나빠서, 혹은 경기가 나빠서, 혹은 잘못된 회사에 와서,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무죄(無罪)이고 모든 것이 환경 때문이다. 또한 직장에 너무 의존적이다. 개인의 행·불행을 자신이 아닌 회사가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생활한다.
사람들에게 회사와 직업과 일의 비중은 대단하다. 그것이 안정되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원초적인 삶의 기반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요함에도 이런 직장인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풀어줄 만한 수단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좌절하고 흔들리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다. 회사와 개인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과거에는 어땠고 앞으로는 어때야 하는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책임질 것을 강조한다. 자신에게 타고난 재능이 있음에도 평범한 조직인간으로 안주하지 말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함으로서 스스로 경제적 가치와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를 권한다. 고용자에게 아량을 기대하고 매달려 애원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법과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아 자신을 한 번쯤 일으켜 세워 바람직한 인생의 분기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때로는 논리적으로, 때로는 감성적으로, 때로는 위협하면서 설명한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인생에 테마를 만들고 열정을 되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자신을 기업처럼 대해 개인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 가치를 높이도록 권한다.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쓰듯,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 조직 안에서 반드시 필요한 군계일학 같은 존재가 될 것을 조언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이후 구본형씨 책은 꼭 읽었다. 무엇보다 큰 기업의 안정된 직장인의 신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마치 하프타임 후 새로운 경기를 펼침으로써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 축구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나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이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눈치나 보고, 사장 탓 혹은 세상 탓이나 하면서 늙어가기 쉬운 직장인에게 정신 번쩍 드는 얘기를 해 주기 때문이다. 변화하라고 얘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수에 있는 자기 것만 남기고 모두 다 버리라고 조언한다. 어설픈 모방보다는 진정한 자신이 되라고 얘기한다. 버리는 법을 배우면 얻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열정을 안고 과감히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실천의 장도 제시한다. 그 곳에서 자기만의 브랜드로 다시 설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관성에 빠진 직장생활에서 활력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근태(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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