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가 2일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어디까지나 ‘일본―한국’으로 일본을 앞세워 표기하는 것을 주장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일본조직위는 3월14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조직위원회와 15, 16일의 FIFA 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재론한다는 결론을 내려 FIFA의 최종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엔도 야스히코 일본조직위 사무총장은 “제프 블래터 FIFA회장과 요한슨 부회장 등은 정식명칭과는 별도로 양국에서의 표기는 각국에 맡기기로 한 당시의 경위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주장할 것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월드컵조직위는 황당하다는 표정. 한국월드컵조직위측은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고받은 바 없어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FIFA가 나서 중재한 사안을 일본이 곧바로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일단 즉각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일본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직위는 “기본적으로 FIFA가 우리 입장과 뜻을 같이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FIFA와 협의해 일본이 자국에서 ‘한일 월드컵’이나 국가명이 없는 것으로 표기할 것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한국 조직위의 인병택 홍보실장은 3일 열린 2002월드컵관련 외신기자 미디어투어에서 “일본이 굳이 다음달 열리는 FIFA 집행위에 명칭표기 문제를 다시 상정한다면 이는 결승전을 일본에서 치르는 대신 한국이 개막전을 열고 명칭에서 ‘한국―일본 월드컵’으로 쓸 것을 결정한 96년 FIFA집행위의 결정사항에 대한 재검토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일본의 결승전 개최 변경 등을 정식으로 재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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