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경의 내 아이 진로 찾기]<1>잠재 능력 발견하기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55분


“뭐 하나라도 탁월하게 잘 하는 게 있으면 힘 닿는 데까지 밀어주고 싶은데….우리 아이는 잘하는 게 없어요.”

아이의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들 가운데 이렇게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남들은 조기교육이다 뭐다 하면서 열을 올리는데 우리 아이는 도대체 어떤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말을 하며 아이 손을 끌고 상담소를 찾는 부모를 흔히 볼 수 있다.

아이의 잠재력은 지능이나 적성검사와 같은 표준화된 검사나 관찰 방법, 자기보고 방법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공간지각 지각속도 형태지각력 등을 측정해 적성에 맞을 수 있는 직업을 예측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적성검사는 일반적인 몇 가지 능력만 측정하기 때문에 모든 능력을 발견할 수는 없다. 적성검사에서 제시하는 직업도 이 세상의 모든 직업을 20∼30개 직업군으로 분류해 제시하기 때문에 역시 한계가 있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구체적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관찰 및 자기보고 방법이 아이의 능력을 발견하는데 유용하다. 부모 교사 전문가 등이 아이를 관찰 평가하고(관찰방법)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발견하는 방법(자기보고 방법)이 있다.

부모는 아이가 어떤 것을 쉽게 배우고 익히는 지, 어떤 것을 할 때 남다른 면을 보이는 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아이의 말이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래야 교사나 각 분야 전문가에게 적절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부모들은 자기가 능력으로 인정하거나 선호하는 능력만을 관찰하는 위험에 잘 빠지곤 한다. 이 때문에 아이가 잘하는 것이 있더라도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능력을 규정하기 전에 좀 더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능력은 분야나 사람에 따라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너무 일찍 단정적으로 한가지 능력이 있고 없는지를 판단하거나 장래 진로를 확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아이에 대한 관찰이 충실히 이뤄지면 진로 찾기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놓여진 셈이다.

(진로정보센터 상담원)eunhk@kriv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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