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시마, 한국팀 오른쪽 코너로 드리블, 센터링 합니다. 아, 니시자와 헤딩 슛…. 아쉽습니다. 한국팀 한점 실점했습니다.”
한일 축구 대결의 실전은 아니지만 컴퓨터 게임으로 시뮬레이션한 장면이다.
한일 축구 대결은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 과거 아시아 축구의 왕자를 자처해온 한국축구가 이젠 일본 축구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질 정도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 축구의 실력차는 실제 어느 정도일까?
대표적인 축구 게임으로 유명한 ‘피파 2001’(제작사 EA)로 가상 대결을 펼쳐 봤다. 대결 결과 어느 정도 비슷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우선 현재 ‘피파 2001’에 등록된 한국과 일본의 대표팀으로 경기를 가졌다. ‘피파 2001’의 한국 국가대표팀은 ‘올림픽 대표’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동국 이영표 설기현 김용대 등이 주멤버. 일본은 나카다 모리시마 니시자와 등 세대교체에 성공한 대표팀이다.
각 선수에게는 체력 스피드 슈팅 패스 지구력 헤딩 개인기 태클 등 7개 항목에 대해 1∼7점까지 점수가 부여돼 있다. 예를 들어 이동국의 경우 체력 5, 스피드 4, 슈팅 4, 패스 4, 지구력 4, 헤딩 5, 개인기 5, 태클 3점 등의 점수가 주어져 있다는 것.
이렇게 구성된 팀의 전체적인 실력을 비교하면 한국팀은 공격력에서, 일본팀은 수비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형은 한국이 4:4:2, 일본은 3:5:2로 정하고 경기 시간은 전후반 4분씩으로 해 시뮬레이션 게임을 펼쳤다.
총 7차례의 경기를 가진 결과 한국팀이 1승 1무 5패로 대패했다. 경기 결과는 1차전 1(한국):2(일본), 2차전 2:3, 3차전 2:1, 4차전 0:3, 5차전 0:0, 6차전 0:5, 7차전 2:3 등이다.
다시 대표팀을 구성해 최근 홍콩 칼스버그배에 출전했던 대표팀을 투입했다. 김도훈 박성배 등이 참여한 이 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차전 2:2, 2차전 1:1, 3차전 0:1 등의 결과가 나왔다. 2번 비기긴 했지만 경기 내용에선 시종 압도당한 경기였다. 예를 들어 공 보유 비율의 경우 한국이 45∼48%를 넘지 못했다.
양국의 전체적인 실력은 비슷하지만 경기에서 승부차이가 나는 것은 수비력에서 처지는 것이 결정적인 요소라는 분석. 특히 홍명보 선수가 빠진 올림픽 대표팀의 경우 실점률이 상당히 높았다.
실제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한 케이블TV에서 ‘피파 98’ 게임으로 네덜란드 대 한국 팀의 경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4:0의 결과가 나왔고 실제 경기에서는 5:0의 스코어였다.
EA코리아 김승규 팀장은 “걸프 전쟁에서도 미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과적인 전략 전술을 실험했듯이 축구도 게임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리 팀의 약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전술을 시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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