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새옷 값' 못하는 시내버스

  • 입력 2001년 2월 6일 01시 49분


5일 오전 10시경 충북 청주시 문화동 J약국 앞 시내버스 승장장. 먼지 등으로 얼룩진 시내버스들이 밀려들자 이용객들은 일단 고개부터 돌렸다.

차량 대부분의 창문 아래쪽 부분은 흙탕물 때문에 진회색으로 도색된 듯 했다. 일부 시내버스는 차량 옆부분에 부착된 노선번호 등을 적은 안내판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할인마트에 가려고 나왔다는 주부 김모씨(32·청주시 문화동)는 “새 옷을 입었으면 뭐해요. 자주 빨아 입어야죠”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버스 안의 승객들도 불쾌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 시내버스로 출퇴근을 한다는 회사원 최모씨(39)는 “차창이 먼지투성이기 때문에 도심이 황사현상 속에 있는 것처럼 흐리게 보인다”며 “그런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 기분이 엉망”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내 시내버스들이 ‘새 옷’ 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시내버스 업계가 도비와 시군비를 50%나 지원받아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도내 전체버스 795대의 외부를 산뜻한 색상으로 단장했으나 세차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

주민들은 “도심의 색깔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도색을 하고 나서 지저분한 상태로 운행을 하면 결국 세금만 낭비한 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시내버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궂은 날씨가 많아 세차를 해도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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