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한파로 가장 큰 덕을 보고있는 곳은 인력채용 닷컴기업들. 인터넷의 힘을 최대로 활용하는 이들은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넘쳐나는 구직신청과 문의로 호황을 맞고 있다.
구직사이트를 운영하는 몬스터닷컴의 경우 지난 12개월 동안 구직신청자가 200% 증가했고 현재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몬스터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TMP월드와이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짐 트리시는 "많은 첨단기술기업들에게 경기침체는 오히려 숙련된 기술자들을 채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경기가 호황이던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이들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고 전제한다면 몇 달 후 채용이 다시 급격한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해 지금이 우수인력채용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의 일부기업들에게도 닷컴한파는 기회로 다가왔다. 지난해 4/4분기 벤처캐피탈의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가 30%이상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신생기업들은 자금유치가 더욱 원활한 실정이다.
인터넷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조네랩스사는 최근 1500만달러를 유치했고 인력채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리쿠르트소프트사도 2500만달러를 지원 받았다.
조네랩스사의 회장인 그레고르 프로인드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우리는 닷컴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금을 전혀 유치하지 못했다"며 "닷컴한파가 오히려 득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나스닥의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벤처캐피탈업체들도 닷컴한파를 계기로 건전한 투자패턴을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들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신생기업이 상장되기 전에 수익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크레센도 벤처캐피탈의 데이브드 스프렝은 "우리가 지원했던 많은 닷컴기업들이 유치한 자금을 광고비와 인건비에 낭비하며 기술개발을 소홀히 했다"며 닷컴기업들의 안이함을 꼬집었다.
한편 경기둔화로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첨단기술기업이 밀집해있는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낮은 실업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 캘리포니아의 고용증가율은 3.2%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평균고용증가율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실업률도 샌프란스시코는 2%, 실리콘밸리는 1.2%로 나타나 여전히 양호한 고용사정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경제연구소의 스테판 레비는 "경기둔화는 이자율에 민감한 소매업자나 소비재생산기업에 가장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광학네트워킹과 첨단반도체가 밀집해 있는 실리콘밸리의 경우 오히려 경기변동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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