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가 발행하는 주력 LPT 상품은 ‘GPT(General Property Trusts)’이다.
호주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스퀘어빌딩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 가면 안내판은 물론 벽면이나 전화번호부를 ‘GPT 매니저(Manager)’, ‘GPT 디렉터(Director)’, ‘GPT펀드(Fund)’ 등과 같은 GPT 관련 직책과 부서가 채우고 있다.
특정 부동산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GPT는 71년 LPT 제도가도입될 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GPT가 LPT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원조 상품’으로 통한다.
렌드리스가 발행한 GPT의 지난해말 현재 총 자산 가치는 52억 호주 달러(약 3조6400억원)로 전체 LPT(325억 호주달러·22조7500억원)의 16%를 차지한다.
이는 71년에 GPT가 600만 호주 달러 규모로 LPT 시장에 등장했을 때와 비교해 86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투자자수도 500명에서 7만5000명으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GPT로 대변되는 호주 LPT의 매력은 뭘까.
렌드리스의 펀드매니저인 이안 스미스씨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꼽는다.
“투자자들이 맡긴 돈이 어디에 투자됐고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렸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자산 운용 보고서를 증권투자감독원과 증권거래소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1년에 2회 이상 발행하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나 부정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까다로운 증시 상장 요건에서도 투자자들이 LPT 상품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호주에서 LPT를 상장하려면 2000호주 달러(약 140만원)이상을 투자할 의사가 있는 주주 500명을 모아야 한다. 자산 규모나 주주수에 제한을 둬 대주주에 의한 위험한 투자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항이다.
다국적 컨설팅업체인 ‘아더 앤더슨’의 멜버른 지사에 근무하는 펀드매니저 앤드류 슈돌츠씨는 “LPT 상장 조건에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 등 특정한 자격 요건이 되는 사람만 자산운용 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중 삼중의 안전 장치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회사가 굴리는 자금의 75% 이상을 임대수익용 부동산에 투자토록 해 상품의 안정성을 높인 것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위험 부담이 높은 개발형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토록 한 것. 상장 후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익의 36%가 법인세로 부과된다.
이런 이유로 호주에서는 오피스나 호텔 산업시설 등에 집중 투자한 특화된 LPT보다는 분산 투자에 주력하는 GPT와 같은 상품이 LPT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jinhup@donga.com
▼인터뷰-렌드리스社 아태담당 뉴턴 회장
“호주 LPT시장 자산운용업체의 제 1 투자 원칙은 안전성입니다.”
호주 최초의 LPT인 GPT를 운영하고 있는 ‘렌드리스’의 스테픈 뉴턴 아시아 태평양 담당 회장(사진)은 “LPT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보다는 고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LPT에 투자한 주주들은 금융기관 퇴직연금(Super Annuation) 은행 등 기관 투자자들이 70∼80%고 나머지 20∼30%는 30만명 정도의 개인 투자자로 대부분 고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한다는 것.
“호주의 경우 고용주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퇴직 연금이 LPT의 가장 큰 고객입니다. 총 자산 규모가 350억 호주 달러(24조5000억원)에 이르는 이 연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투자 안전성을 강조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 부담이 높은 부동산 개발 사업은 투자 기피 상품 1호다.
“잘못하면 주주들이 투자한 돈을 고스란히 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또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LPT들은 GPT와 마찬가지로 분산 투자를 선호한다.
“지난해말 현재 전체 호주 LPT시장에서 분산투자형 LPT가 차지하는 비율이 39%로 가장 많았습니다.” 오피스나 호텔 산업시설 등에 집중 투자한 특화된 LPT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하는 신탁증권 특성상 투자의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분산 투자에 더 주력하게 된다는 것이다.그는 “한국에서도 ‘부동산투자회사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부동산 시장이나 금융 시장 환경에 맞춰 안전 장치를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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