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법을 내세워 조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잘못이 있다고 망신을 주고 괴롭히는 것은 과거에 (정권이) 힘으로 (언론을) 잡아 혼내준 것보다 질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앞으로 (특정 언론사가) 탈세를 했다느니 하며 (언론사를) 고발하는 등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갈 것 같다”며 “앞으로가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총재는 국회 연설에서도 언론사 세무조사를 주요 소재로 다뤘다. 그는 먼저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을 언급한 그날 밤부터 공영방송들이 연일 일부 신문사들을 맹비난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국민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총재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지난 7년 동안 하지 않던 세무조사가 갑자기 시작되었다”고 말해 세무조사의 동기와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언론개혁의 이름을 빌려 실제로는 언론을 위축시키고 제압하려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총재는 이어 “언론의 자유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핵심”이라며 세무조사가 결국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죽은 사회는 바로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독재국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신의 말에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는 죽을 때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한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과 ‘언론의 자유를 떠드는 자는 사회주의를 향한 길에 방해가 될 뿐이다’는 러시아 공산혁명가 레닌의 말을 대조적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이총재는 또 “언론의 자유는 깨지기 쉬운 유리 그릇과 같은 것이어서 한번 깨지면 복구하기가 어렵다”며 “언론의 자유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언론에 대한 공권력의 행사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한나라당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압박받는 언론이 있다면 항상 같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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