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신세계의 주가는 6만1200원, 현대백화점은 7400원.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시가총액에서도 신세계가 현대백화점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같은 유통업종인데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왜 이렇게까지 엇갈리는 것일까.
대신경제연구소 전재곤 연구원은 “신세계가 성장성에서 후한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세계는 사업의 무게 중심을 백화점보다 할인점에 두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전국의 핵심 상권에 이미 들어설 만큼 들어서 있어 추가로 점포 수를 늘리기 힘든 반면 할인점은 아직도 신규 점포를 열 만한 상권이 많은 편.
수익성 측면에선 현대백화점이 신세계를 앞선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7.49%, 5.03%로 모두 신세계보다 높았다. 현대백화점측은 이 점을 내세워 “성장성에서 조금 밀리지만 수익성을 보면 주가가 이렇게까지 차이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한다.
현재까지의 시장 평가는 결국 ‘박리다매’의 할인점이 ‘적게 팔고 많이 남기는’ 고급 백화점을 앞서는 셈.
모그룹이었던 현대, 삼성과의 관계에서도 두 회사는 희비가 엇갈린다. 신세계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지분을 각각 13.6%, 2.7% 보유하고 있어 이 두 업체의 상장이라는 재료가 늘 주가를 한 편에서 떠받치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룹과 완전 계열분리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현대그룹에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덩달아 영향을 받았다. 신세계의 외국인 보유지분이 44.13%로 현대백화점의 16.51%보다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현대백화점 김민덕 과장은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해외 로드쇼를 한 결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제 대부분 현대백화점이 현대그룹과 무관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 전망은 어떤가. 전문가들은 두 업체 모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어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므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신세계에 대해 6개월 목표주가를 8만600원으로 제시. 대신경제연구소 전재곤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4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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