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RAM가격의 하락으로 연속 3일간 약세를 보이자 증시일각에서 '선취매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1월한달동안 삼성전자가 39.24%급등하면서 낙관적 견해들이 속출하던 때와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다.
현재 대다수 국내외 증권사들은 적어도 3/4분기에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때즘 다시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견해를 피력한 상태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미국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심지어 J.P모건증권과 동원증권은 2/4분기부터 DRAM가격이 반등하면서 삼성전자도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이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J.P모건증권은 2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이익이 2/4분기부터 바닥권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0.15마이크론미터공정을 적용한 DRAM생산기술로 최소 30%의 원가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펜티엄Ⅳ'에 장착되는 램버스 DRAM을 지난해보다 3배이상 생산하는 것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램버스 DRAM는 지난해 9억 달러에서 올해 26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삼성전자가 원화절하의 수혜까지 입어 4월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원증권도 1월중순 DRAM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1년간 DRAM가격이 70%이상 급락하면서 제조원가 수준에 근접해 추가하락폭이 적다는 점을 먼저 꼽았다. 또한 게임기 PDA 디지털가전 등이 PC수요 성장률 둔화를 대체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올해 DRAM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5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올 2/4분기부터 DRAM가격이 반등하면서 삼성전자도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투자등급도 시장평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최근 DRAM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이같은 긍정론에 의구심을 품는 시장참여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DRAM제조업체들의 재고물량이 많아 단기간에 반등이 어렵다는 시각이 득세하고 있다.
64M DRAM(PC100/133)이 1월 25일 2.93달러에서 2월 6일 2.25달러로 23% 하락했다. 같은기간 128M DRAM(PC100/133)도 5.85달러에서 4.5달러로 23% 떨어졌다. 제조원가를 밑도는 가격이다. 여기다 결산시점을 앞둔 DRAM업체들이 유럽현물시장에 재고물량을 덤핑판매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어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월 16일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초과(Outperform)으로 투자등급을 한단계 낮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이같은 판단을 근거로 투자등급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올 3/4분기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선희 리젠트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3/4분기 반도체가격의 반등을 전망하는 견해는 미국경기가 금리인하와 세금감면 등으로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아 3/4분기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는 PC수요 감소를 '펜티엄Ⅳ'(램버스 DRAM), 게임기 등 응용제품, PC메모리 채용량 증대 등으로 대체할 것이란 견해도 현시점에선 장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게임기에 장착되는 메모리용량은 30MB에 불과해 PC성장률 둔화를 보전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 분야는 PC보다 오히려 경기에 민감하다고 논박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한 PC당 128MB의 메모리로도 업무와 오락 등을 즐기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어 메모리 확대에 따른 수요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현시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선취매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투자등급도 시장평균이라고 밝혔다.
10시 45분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4500원(-2.24%)하락한 19만 6000원을 기록중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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